be with me

  



내 곁에 있어줘요, 사랑하는 사람이여

내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게



 

by 마리 | 2010/05/23 06:47 | 트랙백 | 덧글(2)

마더


 개천가를 자전거로 달리다가 일행이 영화를 보자,그래서 갔다.
 시간을 놓쳐 할 수 없이 심야영화를 봐야 했는데, 표 파는 언니가 열심히 '트랜스포머'를 추천한 이유를 입장 하고야 알았다. 끝물이었던 터라 관객이 우리밖에 없었다. 한타임 쉴 뻔 한 스탭들이 속으로 욕했을지도...

 영화는 살인의 추억에서 백광호를 주인공으로 만든 스핀오프라 보면 된다.하나만 빼고.
 매우 덜 떨어진 동네 바보형이고, 어렸을 때 부모에게 살해 될 뻔 하고,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리고...(세팍타크로형사, 당신 그렇게 살다 파상풍 걸려 다리 절단 될거야!)

 하지만 백광호 캐릭터와 배경이 미개발 변두리지역임을 뺀다면, 이 영화에서 봉준호를 느끼기 매우 힘들었다. 봉준호의 이름표를 단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그... 왜 있잖은가 - 삑사리에서 오는 웃음, 그게 없었다. 
 김지운이나 박찬욱의 분위기라고 할까? 스타일에서 김지운과, 미술에서 박찬욱과 다르지만 그 차이가 비슷한 부분보다 적다. 감독과 배우들 이름 vs 관객수를 비교해 보면 관객도 설득 못한거다. 왜 이런 시도를 했을까?

 감독이 몰랐을리 없다. 그가 던진 승부수가 틀렸던가, 열심히 디테일에 깔아놓은 뭔가를 내가 눈치 못챈게지.
 승부수였다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원빈'이라는 배우라 생각한다. 원빈과 도준은 서로 도움이 안되는 존재였다.
 그애를 옥상에 올려놓은 이유- 누군가 피 흘리는 그애를 보고 병원에 옮겨주기를 바래서 였을거라는 말을 할 때, 그의 캐릭터가 동네 바보형이라고 확신한 나조차도 '이놈, 다 알고 시치미 떼고 있었던거 아냐?'라고 생각할 정도로  캐릭터가 안맞았다.
이 의도하지않은 반전이 한 장면에 생기를 줬을지언정, 영화 전체를 놓고 보자면 이 캐릭터의 불일치가  원빈씨가 이 글 볼 일 어...없겠지...? 변희봉+송광호와 맞먹는 마이너스가 돼버린거다.
 
눈치 못챈 디테일이 있는거라면... 관객도 모르는 디테일은 영화가 아니라능...
 예를 들어, 살인의 추억에서 두 형사가 첨 만난 후 송광호가 논두렁길에 발자국증거를 만들 때 멀리서 기차가 지나간다. 지나가는 기차를 끝까지만 보여줬으면, 그러니까 1,2초 정도만 더 시간을 줬으면 관객은 이게 암시나 복선이라는걸 느꼈을게다. 운동화,발자국,기차길,기차... 나중에 백광호가 기차에 치여 죽고 그의 운동화가 뒹굴때 아... 했을텐데 이걸 시침 뚝 떼고 장면 전환용인것처럼 잘라버린다.

 그런데 봉준호 영화에는 이런 디테일이 넘 많다. 찾아보는 재미는 있지만, 그것도 두번 보고싶을 때 얘기지...

 백광호와 도준이 다른점 한가지는 백광호에게는 그를 아궁이에 밀어넣은 아버지가 있었고, 도준에게는 같이 농약먹은 '엄마'가 있었다는거다. 그래서 제목이 '마더'지. 
 엄마가 없었던 백광호는 형사들에게 쫓겨 기차에 치여 횡사하는데 도준은 딴넘을 범인으로 만들고 풀려나온다.
이게 바로 엄마의 힘이라능...!
 대부분의 엄마들이 영화속 엄마에게 공감할테고, 어떤 엄마의 아들인 남성들은 이런 엄마에 안심할것같다. 

 엄마의 딸인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엄마 캐릭터가 너무 당연해서, 바뀐 스타일만 눈에 밟혔다.

by 마리 | 2009/07/22 03:45 | 트랙백 | 덧글(0)

내 친구 마리

어느 카페에서 ‘시내버스만 타고 서울-부산 왕복기’를 봤다.
글 쓴 분은 왕복에 각각 하루씩 이틀동안 이걸 하셨다는데... 왠지 지리산 화엄사-대원사 코스를 스틱 없이 1박2일로 완주했다는 얘기처럼 들려서 쫌 무서웠다--;
글 말미에 주의사항을 알려주셨는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다음에 탈 버스의 시간표를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 콕 박혀서 어떤 사람이 떠올랐다.

그날 낮에만 해도 나는 깐느의 해변에서 햇빛과 그늘을 왔다갔다하며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있었다.
연주가 끝나면 이제 기차역으로 가서 스위스행 야간열차를 예약하고 밥을 먹고 좀 더 구경하다 밤이 되면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스위스 루체른으로 갈 '예정'이었다.

'혹시 모르니까' 미리 가서 기차시간을 확인하자고 일어난 시간이 대략 5시 30분. (쩜 소심하기때문에 '미리미리'이런거를 좋아한다.) 그르나, 기차역에서 질문을 받은 차장은 고개를 저으며 시간표를 가리켰다. 이런 국제적인 도시에서 5시도 안돼 막차가 끊기다니! 당황 할 수밖에 없는 것이-아 네, 그러시군요. 그럼 까짓거 하루 손해보는 셈 치고 토플리스 할머니들이나 더 구경을 할…수가 없는 상황이었거든.
그때 깐느는 영화제 기간이었고 그게 내가 거기 간 이유였다. 영화제에 참여는 못해도 공기라도 마셔 보려고...
영화제 기간에 깐느에서 숙박을...예약도 없이? 흐어~
꼼짝 없이 노숙을 하게 된 나는 머리를 굴렸다. 여기는 없어도 파리에 가면 있을거야, 설마 있겠지...

없었다.
파리행 기차안에서 시간표를 뒤지고 캐리어를 끌며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센강을 건너 리옹역과 오스테를리츠 사이를 터덜거리며 다니는게 위험하거나 말거나, 제발…. 그러나 없었다.

그리하여 숙소도 없이 기차가 끊긴 시간에 리옹(아니면 오스테를리츠)역에 노숙자 몇명과 남겨진 거였다.
캐리어는 두개였는데, 한개는 내것이었고 다른것은 아마 그 안에 든것이 전 재산일 것처럼 보이는 노숙자 언니의 것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마리.

마리와 나 말고도 남대문에서 물건 떼어가는 아줌마처럼 커다란, 그야말로 '보따리'를 든 예쁜 언니가 있었는데 아까부터 아랍계 남자 하나가 그녀를 따라다니며 추근대는게 눈에 거슬리는거였다.
내가 또 소심하긴 해도 오지랖이 백리를 커버하는데다 현재 상황에 화가 나서 드디어 내가 감당 못할 지경이 되자 소심녀답게 폭발해 버려서 그 남자에게 ‘너 잘걸렸다’ 상황이 돼서 따지기 시작 한거다.

"싫다잖아. 싫다면 싫은 줄 알 것이지 대체 왜 사람을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는거야. 그 언니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그럼 나랑 한 번 붙어 볼테냐?! 대한민국 소심녀가 화나면 하늘 땅이 뒤집어진다는 걸 보여주마!!!"
대략 이런 말을 그 남자에게 떠들었던거 같다. 한국말로, 그것도 존댓말로... 아아 대한민국 소심녀의 예의바름이여...

지가 남잔데 진짜 멱살잡이 일어났으면 이겼겠지. 하지만 외계의 것 같은 언어로 따지고 드는 쬐깐한 동양 여자애 때문에 남자는 당황해서 주춤거렸다. 조용한 대합실에서 이렇게 큰 소리로 알아듣지도 못하게 떠드는 소리에 다른 사람들은 벙- 한 얼굴이 됐다. 사실은 나도 어색해서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소심한 나 답게 바로 후회 한거다. 저 언니가 밀고 당기기 하는 중이었으면 이 무슨 쪽이란 말이냐...

그 어색한 상황이 10분쯤 지난 후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닮은 역원 한명이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나야 뭐 아는 말이 실 부 쁠레와 익스큐제므와, 나머지는 론리플래닛에 실린 영어 발음을 조합해 의사 소통을 하고 다녔으니 알게 뭔가. 다만 다들 주섬주섬 짐을 챙기며 일어나길래 시간 됐으니 역에서 나가라는 소리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 한밤중에 대체 어디를 간단 말이냐.

그때 내 소매를 잡아 끈 사람이 마리였다.


< 마리, 오겡끼 데스까? >


그녀는 내게 지붕이 있는곳을 안다며 다른 사람들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 그녀가 나를 데리고 간곳은 버스정류장이었다(과연 지붕은 있었다는...). 12시부터 루체른행 기차를 탈 때까지 대략 7시간동안 밤공기에 덜덜 떨면서, 우리는 얘기를 했다.
너무 추워, 캐리어에서 수건을 있는대로 꺼내 서로 목에 두르고 무릎에 덮고 밤을 새며 얘기를 했다.
그때 마리와 어떻게 의사소통을 했는지 지나고 나니 신기할 따름이다. 마리가 그 큰 눈을 땡글거리며 웃을때는 책에서 본 ‘개구쟁이 같은 미소’가 바로 저거구나 싶었다.
그녀는 오늘 딸을 보고 온 참이라고, 자주 보지 못해 슬프다고, 그렇지만 이렇게 지내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왜 보고싶은 딸을 자주 보지 못할까. 단어가 딸리기도 하지만 물어보면 안될듯해 그냥 묻어 두었다.
날이 밝고 사람들이 지나다니자 그녀는 가야 한다며 일어나서 나를 한 번 꼭 안아주고 갈 길을 갔다.

그 여행에서 내 목적은 런던에 가서 뮤지컬 보기였다. 하지만 좋은 추억은 프랑스에서 사람들과 만나면서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들은 오히려 더 뚜렸해진다.
다음에 모르는 데를 여행할 기회가 있으면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싶다.




by 마리 | 2009/06/18 06:22 | 트랙백 | 덧글(0)

매그넘 코리아

셔터 좀 눌러본 사람이면 관심 있었을 매그넘 코리아전.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 할 때 봤었는데 12월경에 대전에서 한다는 소식을 매그넘 에이전시에서 봤다.
스티브 매커리를 비롯해 쟁쟁한 작가들 사진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
외국여행가서 하루치기로 박물관 구경하는것처럼 말타고 달리며 산을 보듯 할 수밖에 없었다.

인상적인 작가도 있었고 좋은 사진도 많아서 사진집을 갖고싶었는데 값이...-_-...


스티브 매커리의 사진.
그는 그럴듯한게 뭔지 안다.
새로운 세계에 떨어진 외부인의 호기심이 드러나는 사진들이었다.
이 사진과 참선하는 스님을 쫓아다니며 찍은 사진들도 그렇고.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언 베리의 사진.
젤로 좋았던건 이게 아니라 바닷가 어시장 같은데서 물바닥에 흩어진 은빛 물고기에 몇 사람이 그림자를 드리운 사진이었는데 찾을 수 없었다.(참, 사진들은 모두 매그넘코리아 에이전시 사이트에서 퍼온것들.)
이언 베리는 아마 사진속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며칠씩 소통했을거다. 아니면 전생에 한국사람이었거나.
그렇지 않았으면 이런 '동네사진'은 못찍지.
볼수록 더 좋은 빛이다.



리자 사르파티의 문제작.
여러매체에 매그넘 코리아의 대표 사진 중 하나로 실렸다.
사진이 찍힌 배경을 떻게 추측해 봐도 자연스런 분위기에서 나온 사진은 아닐 분위기다.
작가의 시선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불쾌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저 쏘아보는 시선이 외국의 어느 사람들이었으면 나는 이 사진에 흥미를 가졌겠지.
나는 혹시 내 시선만을 강요하거나 왜곡시키는 사진을 찍지 않았을까...?

by 마리 | 2008/10/09 02:29 | 트랙백 | 덧글(0)

뮤지컬 파이란

인생 정말 구차하게 살던 건달이 어떤 사건,인물과 만나 자신을 돌아보고 가치를 깨닫고 구원받는다는 얘기.

심각한 부분에서 웃음이 터졌고, 감동해야 할 장면에서도 웃음이...코미디는 아닌데... 내가 웃은건 아닌데 옆에서 그랬다고.

남자주인공이 더블캐스팅이라 누군지 모르겠는데 노래 정말 잘하더라.
파이란 편지를 읽는 노래는 정말 좋았다. 너무 좋아서 가사를 인식하지도 못할정도로 홀딱 빠졌다.
강재를 따라다니던 남자 역할도 목소리 좋았다.

영화에서는 강재가 파이란이 남긴 비디오를 보며 죽임을 당하는데 그 부분은 슬쩍 빼고 넘어갔다.
아웅~ 그런데 영화에서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얼굴도 모르는 남자가 돈 받고 결혼해 줬다고 사랑에 빠지는 여자는... 납득이 안되잖아.

by 마리 | 2008/10/08 02:06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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